문체위, 고 최숙현 선수 가혹행위 관련 긴급현안질의 진행
박양우 문체부 장관, "특별조사단 구성, 철저 조사·재발방지 노력"

▲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 선수 피해자들이 회의장 밖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팀내 가혹행위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고(故) 최숙현 선수에게 상습적인 폭행·폭언한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 감독과 선수 2명 등 3인방이 국회에서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들은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의 트라이애슬론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 침해 관련 긴급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이 먼저 "폭행·폭언한 적이 없냐"고 묻자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은 "그런 적은 없다"며 "감독으로서 선수가 폭행당한 것을 몰랐던 부분의 잘못은 인정한다"고 답했다. 관리·감독 소홀만 인정한 것이다.

상임위에 앞서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고 최숙현 선수 동료들의 추가 피해 증언에서 역시 폭행·폭언의 주요 당사자로 지목된 주장 선수 A 씨도 "폭행한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용 의원이 상임위에 출석한 남자 선수 B씨를 포함해 경주시청 감독, 선수 3명을 향해 "고인에게 사죄할 마음이 없느냐"고 다시 묻자 김 감독과 A 선수는 이구동성으로 "마음이 아프지만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김 감독은 "고 최숙현 선수가 무차별로 맞을 때 대체 뭘 했느냐"고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 같은 당 임오경 의원이 재차 질의해도 "폭행한 적이 없고 선수가 맞는 소리를 듣고 팀 닥터를 말렸다"며 이미 공개된 녹취록과 선수들의 추가 피해 증언도 상당 부분 인정하지 않았다.

의원들은 고인의 사망 사건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충격에 빠졌다며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와 상급 단체인 대한체육회를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에 4월 8일 고 최숙현 선수가 관련 내용을 신고한 뒤 신속하게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과 폭행 직접 가해자로 정체불명의 '팀 닥터'로 불린 안주현 씨의 정보를 체육회와 문체부가 전혀 입수하지 못한 점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무소속 윤상현 의원은 "팀 닥터 한 명의 책임이라는 경주시체육회의 발표에 동의하느냐"고 문체부와 체육회에 따진 뒤 "지금은 조사가 아니라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며 사건 축소·은폐 의혹을 검찰에 수사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검찰에도 은폐·축소 의혹 수사를 요청하겠다"고 답했다.

임오경 의원은 "고 최숙현 선수가 2월 6일 경주시체육회에 진정서를 냈는데 경주시체육회는 14일 이내에 민원을 해결하지 못했다"며 "결국 내놓은 대책이라는 게 철인3종 팀 해체라는데 해체가 아니라 선수들에게 더욱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에 따져물었다.

박양우 장관은 "고 최숙현 선수의 유족과 선수들, 국민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철저한 조사는 물론 기존 시스템의 작동 문제를 확인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다음달 출범하는 스포츠윤리센터는 수사 고발까진 할 수 있지만 강제권 없는 조사만 할 수 있다"며 "스포츠인권의 독립기구로서 제대로 일을 하려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스포츠윤리센터에 특별사법경찰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흥 체육회장도 "참담한 심정으로 철저히 조사하고 지도자들을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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