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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치환의 노래 ‘아이러니’ 시의적절하다

  • 최종걸 주필
  • 승인 2020.07.08  10:39:44
  • 1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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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세대를 대표하는 서정적이면서도 시대적 아픔을 노래한 가객 안치환이 7일 새 노래 ‘아이러니’를 발표하자마자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노랫말을 놓고 각자 아전인수격 해석을 낳고 있다.

노래 가사 말이 우회하지 않고 직설화법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노랫말은 이렇다. ‘일 푼의 깜냥도 아닌 것이/ 눈 어둔 권력에 알랑대니/ 콩고물의 완장을 차셨네/ 진보의 힘 자신을 키웠다네/ 아이러니 왜 이러니/ 죽 쒀서 개 줬니/ 아이러니 다 이러니 다를 게 없잖니/ 꺼져라 기회주의자여/ 끼리끼리 모여 환장해 춤추네/ 싸구려 천지 자뻑의 잔치뿐/ 중독은 달콤해 멈출 수가 없어 쩔어 사시게/ 서글픈 관종이여/ 아이러니 왜 이러니/ 죽 쒀서 개 줬니/ 아이러니/ 다 이러니 다를 게 없잖니/ 꺼져라 기회주의자여/ 아이러니/ 왜 이러니/ 죽 쒀서 개 줬니/ 아이러니/ 다 이러니 다를 게 없잖니/ 잘 가라 기회주의자여.’

이렇듯 대중가요는 그 시대상을 함축적으로 대변한다는 점에서 가수 안치환의 지적은 아프다. 권력의 불나방들에게는 그 지적이 남의 나라 노래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하에서 권력의 단맛에 취한 자들이 벌인 국정파탄의 농단을 더는 안 되겠다고 들불처럼 일어난 촛불 국민에게는 정신이 번쩍 들게 한 노랫말이라고 본다.

어느 때나 시대의 불나방들은 있었지만, 그들은 시대를 초월에서 정권을 비웃기라도 한 듯 늘 기생하는 삶으로 살아왔다. 이 시점에 나온 ’아이러니‘는 그래서 진보와 보수가 아닌 옳고 그름에 대한 뼈아픈 지적이라고 본다. 안치환 가수도 노래를 놓고 불거진 아전인수격 해석에 대해 진보를 가장해 권력에 기생하고 있는 얼치기 진보를 비판했다고 선을 그었다.

진보를 가장한 기회주의자들에 대한 정치 권력을 비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중가요가 그렇게라도 시대의 일탈을 충언하지 않는다면 우리 시대 자정은 독선으로 밖에 갈 수 없다. 그 험했던 독재 시절에도 ’아침이슬‘로 ’광야에서‘ 등으로 국민을 일깨운 바 있다.

노랫말은 제목부터가 풍자이고 비판의 서곡이었다. 첫 대목부터가 에둘러 가지 않고 일 푼의 깜냥도 아닌 것으로 시작했다. 콩고물의 완장을 차셨네라는 대목은 더 한발 나아갔다. 완장은 일제 강점기, 6·25 때 저승사자나 다름없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그 권력의 헛발질을 지적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0년 보수로 위장한 세력들이 집권 후 돈맛에 혈안이 돼 결국 살을 에는 듯한 혹한 속에 들고 일어난 촛불에 무너진 이후 진보진영이 집권하자 느닷없이 완장을 차고 진보를 참칭하고 권력에 기생한, 이른바 ‘얼치기 진보’ ‘사이비 진보’들을 작심하고 비판한 안치환 가수는 역시 가객의 진수를 보여준다.

그의 노래처럼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워야 한다. 꽃이 사람보다 아름다워서는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니다. 새로운 세상이 왔다고 반긴 대다수 국민에게 못을 박는 치솟는 부동산으로 즐기는 사이비 진보도, 완장에 취해 뒷전에서 잇속을 탐닉하는 얼치기 진보들을 이쯤 해서 그건 아니라고 나선 그 용기에 찬탄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994년 가수 이애란은 ‘백세인생’이란 노래를 들고 나왔다. 노랫말 첫 가사는 ‘육십 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로 시작된다. 이어 ‘칠십 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할 일이 아직 남아 못 간다고 전해라’로 노래는 흘러간다. 2절 첫 소절은 80세부터 이어진다. ‘팔십 세에 저 세상에서 또 데리러 오거든 자존심 상해서 못 간다고 전해라/구십 세에 저 세상에서 또 데리러 오거든 알아서 갈 텐데 또 왔냐고 전해라/백 세에 저 세상에서 또 데리러 오거든 극락왕생 할 날을 찾고 있다 전해라~~~.

그 노랫말은 우리가 맞이할 초고령화를 예고한 곡이었지만 그냥 노래로만 들었다. 세계 초고속 고령화를 맞이할 준비를 하지 않은 채 우리는 노래로만 취해 있었다.

시와 노래가 풍자하고 삐뚤어진 부조리를 지적하는 것에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낼 일이 아니다.

최종걸 주필 jgchoi62@dtoday.co.kr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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