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가해자 규정, 고인 모독”...野 “서울시장(葬) 이해 안돼”

▲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영결식에서 공동장례위원장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13일 서울 중구 시청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진행된 가운데 여야는 조문 정국 공방 속으로 휘말렸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장례위원회 대표로 추모사를 낭독했는데 “열정만큼 순수하고 부끄러움 많았던 그의 마지막 길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면서 추모했다.

그러면서 “나와 함께 40년을 살아온 친구”라며 “그와 함께 부동산 대책을 이야기했던 게 하루 전날”이라며 “제가 이렇게 장례위원장을 맡은 게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어 "친절한 원순씨는 서울시의 수장으로서 서울 시민의 친구이자 옆집 아저씨 같은 시장이었다”면서 한평생 고생 많았다고 추모사를 마무리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박 시장이 가해자라고 하는 점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사자 명예훼손”이라고 규정했다.

진 의원은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는 분이 타개한 상황에서 진실이 드러날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면서 섣부른 판단을 금했다.

진 의원은 “현직 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른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장례식 자체를 시비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는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배경이라고 이야기되는 고소 사건을 정치적 쟁점화하기 위한 의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탁월한 사회혁신가를 잃었고 그 상실감이 너무 크다”며 “살아서 해명할 부분이 있다면 해명했으면 어땠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두번째)과 박진 의원 등이 12일 오후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선엽 장군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故) 백선엽 장군 빈소에 조문을 마치고 나와 박 시장의 조문 여부를 묻는 질문에 “건전한 상식으로 판단해보면 될 것”이라면서 조문을 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박 시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해선 인간적으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는 바”라고 밝혔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YTN ‘노영희의 출발새아침’에 출연, “나 하나쯤은 피해자의 편에 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박 시장의 죽음 소식을 듣자마자 “조문 가지 않겠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류 의원은 “박 시장이 그동안 해온 일들이 많기 때문에 여러 의견이 있는 것 같다”며 “피해 호소인의 입장에서 행동하려 한다”고 밝혔다.

류 의원은 “현재 박 시장의 이름을 검색하면 자동완성으로 비서가 뜨는데, 이는 고소인을 죽이는 살인행위와 같다”며 “이런 행태는 최초로 직장 내 성희롱 승소를 이끈 변호사였던 박 시장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 자료사진=연합뉴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진(自盡)한 전직 시장은 무슨 근거로 서울특별시장(葬)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는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이 있어서 국장도 하고 사후 예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과오를 죽음으로 사죄한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도 “이를 미화하거나 그 뜻을 이어 받는다는 말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