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의회 박은경 의장, 의회역사 30년 첫 여성 의장으로서 각오 밝혀

[일간투데이 이호현 기자] 지난 제26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동료 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당선된 박은경 신임 의장을 나타내는 수식어 중 하나다.

하지만 정작 박은경 의장은 자신이 여성으로서 처음으로 의회 수장의 자리에 올랐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는 여성으로서의 장점은 살리되, 안산 시민과 시의원들을 아우르는 의회 대표로서의 임무에 더욱 충실할 것이라며 후반기에는 연대의 가치를 실현하고 의회가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데에 전력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해 힘차게 닻을 올린 8대 후반기 의회의 비전을 박은경 신임 의장에게 들었다.

■안산시의회 제8대 후반기 신임 의장으로 선출된 소감은.

저를 믿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준 동료 의원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3선 의원으로 의회를 이끄는 의장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항상 성원을 보내준 지역 주민들에게도 고개 숙여 존경과 사랑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여성으로서는 1991년 의회 개원 이래 처음으로 의장에 당선됐다. 기쁨 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앞선다. 정치에서 성별이 절대적인 기준이 된다고 보지는 않지만, 후배 여자 정치인들이나 정치를 꿈꾸는 여성들에게 귀감이 되어야 하기에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흔히들 여성의 사회 상층부 진입을 막는 보이지 않는 벽을 ‘유리천장’에 빗댄다. 우리 사회에서 오랜 기간 잘못된 편견과 남성들의 암묵적인 카르텔이 작용해 나타난 현상이다.

안산의 경우 지난 2006년 제5대 의회에 여성의원 5명이 입성하면서 처음으로 의회 내 금녀의 벽이 허물어졌다. 이후 여성 의원들의 활발한 활동이 이어진 가운데 8대 의회에서는 역대 최다인 7명의 여성 의원들이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선거 제도 개선과 의회 내 수평적 의사결정 과정의 정착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본다. 결국 시민들의 현명한 정치 참여가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 냈다는 생각이다. 8대 의회가 오늘의 위치에 이를 수 있었던 연유도 여기에 있다.

여성으로서의 장점을 살리는 의정활동을 펼치겠다. 하지만 그것에만 매몰되지 않을 것이다. 의원들과 시민 모두를 아우르는 의장으로서, ‘불편부당’(不偏不黨)의 가치를 지키겠다. 어떤 일이든 과정은 섬세하게 살피고 결론은 명쾌하게 낼 것이다. 무엇보다 민의를 가장 앞에 두는 의회를 만드는 데에 전심전력하겠다.

■후반기 의회 운영 방향 및 시의회 위상 제고 방안은.

후반기는 제8대 의회가 추구했던 가치와 신념의 결실을 맺어야 하는 시기다.

시의회는 전반기에 많은 면에서 변화를 도모했다. 상임위원회 생중계 시스템을 도입해 의정활동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데에 기여했고, 의회 내에서 실력을 키우고 공부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의원연구단체 활동 활성화와 입법 확대를 추구했다.

시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후반기에는 이러한 활동들을 더욱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집중시키는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 방향을 올바로 잡았으니 한층 더 속도를 내야 한다.

그 간 시 집행부와 의회 교섭단체가 직접적으로 만나는 기회가 부족했다. 의회 내 다수당으로서 책임 정치를 실현하려면 시 집행부와의 원활한 소통이 관건이다. 당정협의회를 정례화해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시간을 자주 갖겠다.

또한 상임위원회 중심의 의정활동으로 의회 분위기를 쇄신할 복안을 갖고 있다. 의회의 중심은 상임위원회이며, 의회의 모든 인적·물적 자원이 이를 바탕으로 운영된다. 회기뿐만 아니라 비회기 중에도 상임위원회가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일하는 의회가 되도록 하겠다.

달라지는 언론 환경에도 적극 대응할 것이다. 의회 홍보의 스펙트럼을 넓혀 시민들과의 접점의 폭을 키우겠다. 동영상, SNS, 홈페이지, 대언론 홍보 등 소통 방식을 다양화 할 것이다. 모든 사람이 같은 매체만 보는 매스미디어(mass media)의 시대는 끝났다. ‘미디어의 파편화’에 맞는 홍보 전략으로 시민들께 더 다가설 계획이다.

이러한 의회 운영 방침들을 충실히 실천할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지역에서 의회의 입지가 강화되고 시민들로부터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안산시의 가장 시급한 현안 문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코로나19 피해 극복이 가장 시급하다. 최근 안산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시민들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고, 소비 활동이 위축되면서 지역 경제도 침체 일로에 있다. 조기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지금의 상황으로 보면 장기화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안산시의회는 지난 4월 구성된 ‘코로나19 극복 안산민생경제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역 각계의 피해 상황을 파악하며 맞춤형 지원 방안을 시 집행부에 제시한 바 있다. 관련 예산을 추경에 반영해 줄 것과 시의 여러 기금을 활용하는 방안 등을 제안해 놓은 상태다.

의회뿐만 아니라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해소 노력과 더불어 중앙정부가 정책의 큰 틀을 잡아야 한다.

최근 안산을 포함한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측이 정부에 건의했던 것처럼 정부 차원에서의 2차 재난지원금 지급도 고려해야 된다고 본다.

때를 놓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의회는 코로나19 종식과 피해를 완전히 극복하는 날까지 기민하고 유연하게 정책 발굴과 대안 제시에 나서며 시민들과 함께 이 파고를 넘겠다.

■안산시민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우선 코로나19라는 병마의 확산 속에서도 묵묵히 각자의 자리에서 생업에 임하고 계신 시민 여러분께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한다.

이제 제8대 후반기 의회는 코로나19 피해 극복과 시민 연대의 확대를 위해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딛으려 한다.

이 미증유의 위기를 홀로 이겨낼 길은 요원하다. 시민 한분 한분이 힘을 모아야 한다. 생활 방역에 대한 협조와 더불어 공적 시스템을 믿고 함께 실천해야 비로소 가능하다. 연대는 너와 나 그리고 우리를 확장하는 일이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신뢰를 높이고 불평등은 최소화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후반기 의회는 지역 사회에 연대의 뿌리가 굳건히 내리도록 하는 데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연대는 신뢰를 먹고 자라지만, 불평등은 연대의 끈을 약하게 만든다.

적어도 의회 내에서 합의한 정책들은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시민 간 신뢰를 높여 연대를 확대하는 방향을 지향할 것이다. 중력이 항상 지구의 중심을 향하듯, 의회가 생산하는 모든 정책은 연대의 가치를 확산하는 쪽에 복무할 것이라는 다짐을 해본다.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는 중이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많은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며 몸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스스로 자가 격리에 들어간다.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도 믿을만하다고 여긴다. 시민 연대가 일정부분 강화되면서 공적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졌다. 위기 국면에서의 긍정적인 변화를 사회 전반에 확산시킨다면, 우리는 불신으로 인해 지불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을 낮추고 좀 더 생산적인 영역에서 연대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들꽃 하나는 볼품이 없어도 무리 지어 핀 들꽃은 사람의 눈길을 오래 잡아두기 마련이다. 함께 하는 힘, 연대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이를 실천하는 의정활동으로 시민 여러분께 보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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