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낳자마자 여러 종류의 질병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예방접종을 한다. 특히 우리나라 전염병 예방법에 천연두(천연두) ·디프테리아 ·백일해(홍역) ·장티푸스 ·콜레라 ·파상풍 ·결핵 등 7개 질병에 대해 정기 예방접종을 시행하게 되어 있다. 살아가는 동안 온전한 몸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예방접종이다.

이외에도 시대에 따라 전염되는 감염병을 차단하기 위해 겨울철을 앞두고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다. 또 해외 여행 시 해당국의 풍토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사전 예방접종을 하기도 한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 3천만 명분을 준비한다고 한다. 이미 증세가 엇비슷한 겨울철 독감을 대비해 유아, 임산부 그리고 노인층에 선별적 예방접종을 시작했다.

여기서 한 가지 묻고 싶다. 독감의 경우 일교차 및 겨울철 특성을 고려할 때 누구도 예외는 아니다. 정부가 면역력에 취약한 계층에 우선 배려한 정책은 그래도 독감 백신이 이미 나와 있으므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 19는 백신이 언제 나올지 기약이 없다. 남녀노소 국내외인 모두 누구든지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매일 매일 정부 발표 때문에 보고 있다. 그런 시국에 코로나 19백신 3천만 명분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 소리는 귀를 의심케 한다. 대한민국에 상주하는 국민과 외국인이 3천만 명인지 묻고 싶다. 코로나 19가 3천만 명에게만 해당하고 나머지 대한민국 거주민에게는 이미 항체가 생겼다는 뜻인지 궁금하다.

어릴 적 나는 두 번의 예방접종을 한 추억이 있다. 천연두와 홍역이라는 역병 예방접종이었다. 접종 당시 불처럼 뜨거웠던 기억을 지울 수가 없었지만, 그 예방접종 덕분에 그 병은 피해갔다. 태어나서 1년 이전에 이 병에 걸리면 삶을 온전하게 살지 못하는 상태로 살아가거나 그 이전에 생을 마감해야 했다. 그래서 생존 백일을 기념하는 100일 잔치, 1년을 기념하는 돌잔치를 할 만큼 우리는 전염병과의 사투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번에 맞이한 코로나 19는 우리가 대면하고 있는 또 다른 전염병이다. 하지만 이를 차단하는 유일한 방법은 마스크 쓰기와 사람 안 만나기 그리고 본인 스스로 자기 몸을 청결하게 관리하는 길이다. 백신은 없고 치료제는 복합치료제를 투약시켜 완치시키고 있다. 하지만 그 사회적 비용과 혈세는 천문학적이다. 예방 백신이 그만큼 불가피하다는 말이다.

이 마당에 정부가 정책이라고 내놓은 게 코로나 19 백신을 고작 국민 3천만 명분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 소리는 어처구니없는 소리로 들린다. 인구 통계상 나머지 2천만 명은 어느 나라 국민인가.

정부는 더욱 담대한 정책과 대책을 국민에게 제시하고 함께 이겨내자고 호소해야 할 상황이다. 쩨쩨하게 보인다. 겨울철 독감 예방접종을 선별적으로 실시한 데 이어 이번에는 고작 3천만 명분을 준비하고 있다는 발표는 하지 말았어야 했다.

코로나 19와 사투를 벌이는 동안 수백조 원을 허공에 날리면서 고작 몇 푼 안 되는 예방접종에 그리 인색한 정책을 꼭 발표해야 했는지 답답하다.

없이 살던 시절도 국민의 생존을 위해 의무적인 예방접종을 해왔다. 철새가 하늘을 나르고 시속 수백 킬로로 달리는 철마 속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지구촌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즐기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세계는 지금 코로나 19라는 역병에 속수무책이다. 대책이라는 게 사람 만나지 말고 마스크 쓰기다. 우리는 지금 원시시대에도 없었던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이다. 소위 코로나 19라는 이상한 세계에서 살고 있다.

정부가 국민에게 그런 시대를 살고 있다고 확인시키는 정책과 대책으로 피로도를 높일 필요는 없다. 그 게 나만의 생각이 아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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