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섹터 집중…조정시 하락 폭 클 수도

▲ 코스닥지수가 장중 900선을 돌파한 16일 하나은행 딜링 룸 모습(제공=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코스닥지수가 약 2년 반 만에 장중 900선을 돌파하며 강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지속되는 국내 시장의 강세에 대한 부담으로 장은 소폭 내림세로 마감했다. 이달 들어 한국시장이 전세계 증시 중 최고의 상승률을 보이면서 강세 지속과 조정 사이에 투자자들 고민이 커지고 있다.

16일 주식시장은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약보합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다만 이달 들어 전세계 증시를 앞에서 끌어온 시장의 방향성은 여전히 살아있어 향후 추세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7.66포인트(0.31%)하락한 2435.92, 코스닥이 3.18포인트(-0.35%) 하락한 896.28을 기록했다. 특히 코스닥은 901.75로 출발한 후 한때 905.56까지 올라 지난 2018년 4월 18일 장중 906.06을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900선을 돌파하며 힘을 과시했다.

올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그 흐름이 정확히 일치할 정도의 일체성을 보이고 있다. 연초 고점에서 시작한 이후 코로나19 발발과 함께 3월 19일 저점을 찍은 후 거의 쉼없는 상승을 보이고 있다. 유일한 조정이라 할 만한 것이 8월 중순을 전후해 코로나19 재확산 공포에 따른 단기 조정이었다.

글로벌 증시 관점에서는 호재가 많지 않다. 1만2000선을 돌파했던 나스닥 시장은 이달 들어 지속적인 하락을 보이다 1만1000선이 붕괴된 이후 지난 11일 이후 반등을 모색 중이다. 미국의 수소전기 트럭 업체 ‘니콜라’에 대한 사기 의혹은 엉성한 해명 속에 일파만파 커지는 상황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를 일평균 840만 배럴 감소로 예상해 전월 전망 대비 일평균 30만 배럴 추가 감소를 발표했다. 지속되는 공급 증가와 달리 이를 소비할 주체들의 수요가 따라가지 못해 중장기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처럼 혼돈 속의 글로벌 시장과 달리 한국 시장이 호조를 이어가는 이유는 유동성, 정책, 코로나 확산세 진정 이라는 세가지 이유로 설명된다.

대신증권 이경민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시장 상승의 이유에 대해 탄탄한 유동성, 뉴딜 등 정책 동력, 재확산에서 수그러드는 코로나 진정세를 꼽았다.

그러면서 “다만 이달 들어 전세계 증시 상승률 1위를 기록해 단기 상승에 대한 부담은 경계심을 가져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시장이 이달 상승한 이유는 8월 중순 코로나 재확산 상황에서 선제적인 가격 조정을 겪었기 때문에 더 편하게 상승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반도체와 IT가 호실적과 긍정적인 구조 속에 놓이며 추가 상승의 물꼬를 터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단기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지며 작은 이슈에도 민감해지는 상황이다. 내일 새벽에 결과가 나올 미국 FOMC 결과에 시선이 쏠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간 유지되어 온 통화 완화에 대한 방향성이 시장이 원하는 만큼 강령한 숫자로 지지해 줄 지 관심이 모인다.

한 증권사 WM센터장은 “조정이 온다고 해도 하나도 이상할 것 없은 단기 과열 국면이지만, 근거없는 상승이 아니라 코로나 국면에서 한국이 상대적 대응 우위, 2차전지 등 산업적인 비전 제시, 뉴딜과 같은 거시 정책, 유동성 확대 등이 모두 맞물린 결과여서 단기 조정은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게임, 바이오, IT 등에 대한 편중이 심한 코스닥 시장 특성상 한번 심리가 무너지면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