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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운용역들 갈때까지 간 '대마 흡입'

  • 최종걸 주필
  • 승인 2020.09.20  11:03:2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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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전라북도 경찰청이 전주에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역 4명이 대마초를 흡입한 사실을 적발하고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발표 시점이 금요일이라 휴일로 이어져 일반인들의 관심사를 끌기에는 스쳐 지나가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속내를 안다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사태이다.

최근 잇따라 투자자들에게 고위험 펀드 상품을 팔아 조성한 자금으로 흥청망청 엿장수 엿 자르듯 자금 운용의 피해가 잇따르는 사건이 발생한 와중에 이번에는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역들이 떼를 지어 대마초 투약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자금이든 국민연금으로 조성한 기금운용은 절대적인 투자원칙과 고도의 운용준칙이 동시에 지켜져야 할 국부펀드이다.

지난 1988년 5천억 원으로 출범한 국민연금은 그로부터 32년이 지난 올해 6월 기준으로 848조1천300억 원을 조성, 무려 1600배나 성장했다. 이중 지금까지 연금지급 등 지출 규모가 221조2천760억 원으로 현재 626조8천540억 원을 보유 중이다. 지난 1988년부터 연금보험료로 조성한 601조 원에다 그간 기금운용본부가 주식과 채권 기타 분야에 투자해서 낸 운용수익 246조 원 규모의 결과이다. 매년 국민이 낸 기금과 운용수익으로 무려 1600배의 성장을 한 국민연금기금은 그 덩치만큼이나 투자유혹에 노출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국민연금 규모는 단일 펀드 규모로는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규모로 성장한 만큼 운용 방향이나 투자 규모에 따라 수익률의 변수가 매년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기금운용 현황은 국회까지 통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민의 노후를 대비한 마지막 보루역할을 하는 국부펀드라는 점에서 그렇다. 이런 마당에 이를 운용하는 책임자 포함한 4명이나 대마초 투약을 했다는 소식은 아찔할 수밖에 없다. 고도의 긴장감과 투자대상을 선정하는데 감시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할 운용역들이 마약류에 의지해 운용했다면 이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랏돈을 맡겨놨더니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지키고 있던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전북지방경찰청은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금운용본부에서 대체투자를 담당하는 책임 운용역 A 씨와 전임 운용역 B 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한 명도 많은데 무려 4명이나 이에 가담했다는 소식은 간담을 서늘케 하는 대목이다.

그간 국민연금을 둘러싸고 온갖 잡음들이 끊이지 않는 점을 우리는 봐 왔다. 기금운용을 둘러싸고 정부 부처 간 불협화음과 내부 구성원 간 알력 다툼도 봐 왔지만, 이번처럼 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이들까지 대마초 흡입 혐의로 쫓겨난 사례는 처음이다.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식의 조직운영 한계점을 보여준 것이다. 기금운용을 하는 전문가 집단이라 해서 법으로부터 자유스러울 수는 없다. 특히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역들이야말로 도덕적 원칙까지 준수해야 할 막중한 자리임에도 이탈을 서슴지 않았다는 점은 매우 안타깝다.

일부 국내 금융사 자금 운용의 원칙에는 주중 술 금지 원칙을 요구할 만큼 자금 운용에 긴장감을 주문하고 있다. 그만큼 자금운용역의 판단을 흐르게 하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지침이라고 볼 수 있다. 국민연금도 기금운용을 더욱더 정밀하게 하려고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자율 지침으로, 투자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주와 기업의 이익 추구, 성장, 투명한 경영 등을 끌어내는 것을 목적하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6년 시행됐으며, 최대 투자기관인 국민연금이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 투자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대주주의 전횡 저지 등을 위해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다. 그 첫 사례로 2019년 3월 27일 열린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발동, 조양호 한진그룹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표를 던져 연임을 저지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 내부에서도 발동돼야 했다.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이들이 집단으로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마약류를 탐닉했다는 소식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는 사태이다. 새 이사장 취임과 기금운용본부장 연임 여부를 앞두고 불거진 이번 사태를 전환 시기에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조직 기강사태로만 넘어가기에는 사안이 엄중하기 때문이다.

최종걸 주필 jgchoi62@dtoday.co.kr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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