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평가 부담 속 기술주 급락

▲ 22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급락해 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제공=한국거래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한국 증시가 22일, 전일 나스닥을 강타한 니콜라 쇼크의 여파로 급락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세계 증시에서 두 번째 높은 상승률로 고평가 부담이 상존하던 한국 시장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미국 발 기술주 충격에 조정을 이어갈지 관심이 높아진다.

22일 주식시장은 전일 미국 시장에서 수소전기트럭 기업 ‘니콜라’의 기술사기 의혹에 따른 19% 폭락의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흔들리며 급락을 나타냈다.

개장 초 우려와 달리 코스피가 0.05% 하락한 2388.14, 코스닥이 0.08% 오른 867.72로 시작해 미국 시장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듯 했다.

특히 한국시각으로 23일 새벽에 예정된 테슬라의 배터리데이 행사를 앞두고 CEO 일론 머스크가 “파나소닉, LG, CATL 등을 포함 협력 가능한 배터리 업체들로부터 구매 물량을 늘릴 것”을 시사한 것에 힘을 얻어 전일까지 급락하던 LG화학과 삼성SDI 등이 반짝 상승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전이 끝나갈 무렵부터 하락폭을 키우던 시장은 결국 코스피가 -2.38% 내린 2332.59, 코스닥이 2.80% 내린 842.72로 마감했다. 일본 증시가 추분으로 휴장한 가운데, 1% 내외의 하락을 보이는 중국시장 대비 한국시장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22일 증시 하락은 전일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유럽지역 봉쇄 강화와 경제 침체 전망에 따른 은행주 불안등이 겹치면서 일찌감치 우려가 흘러나왔었다. 국제유가도 이를 반영해 WTI가 전일 대비 배럴당 1.78%(4.30%) 떨어진 39.54달러로 마감해 전망을 어둡게 했다.

연일 심화되고 있는 미중간 갈등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측이 최근 자국 기업들이 미국의 공격으로 전방위 압박을 받자 보복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틱톡 글로벌 지분을 두고도 오라클 등 미국 측에서 헤게모니를 가지겠다는 주장과 이를 허용치 않겠다는 중국간 입장차이를 보이는 등 사사건건 경제전쟁의 양상이 이어지는 것이 문제다.


문제는 현 주가 자체에 투자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가운데 상호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사들은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들과 LG화학 등의 목표주가를 지속 상향하며 가치 확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와는 반대되는 행태를 보이는 기관들의 움직임에 그간 시장을 떠받쳐 온 개인들이 매수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카카오의 경우 9월들어 개인들이 109만1368주를 순매수하는 동안 외국인은 30만1490주, 기관은 74만5901를 순매도했다. 카카오는 지난 달 말일 장중 42만500원을 기록한 이후 줄곳 내림세를 이어가 22일 하루에만 3.16% 하락하며 35만3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불과 16영업일 만에 13% 이상 하락했다.

네이버도 이달 들어 목표주가가 계속 올라가는 상황이지만, 22일까지 개인들만 179만4931주 순매수를 보였을 뿐 외국인 12만3696주, 기관 167만2231주 순매도에 나서 대조를 보였다.

LG화학은 주요 증권사들이 연일 100만대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하면서도 기관들은 매수에 동참하지 않자 개인들이 지난 17일부터 4거래일 연속 매도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2일에도 배터리데이를 앞둔 호재에도 장중 5.10%까지 상승하던 주가가 개인들의 매도로 상승분을 반납해 1.91% 상승에 그쳤다.

한 증권사 PB센터장은 “주가가 부담스러운 국면에 있는 상황에서 경제침체 장기화와 시장을 선도해온 미국 기술주들의 변동성 확대는 우리시장에 악재일 수 밖에 없다”며, “현명해진 개인들이 일정부분 현금 확보를 통해 조정장에 대비하려는 자세는 현명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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