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고지와이/ CTO 유승재

[일간투데이 유승재 칼럼니스트]미국의 클라우드 기반 파일 공유 서비스 제공기업 ‘드롭박스(Dropbox)’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신규 사용자 대부분의 서비스 접근 경로가 ‘친구 추천’ 임을 발견했고 그에 따라 친구 추천으로 서비스 가입 시 추천자와 가입자 모두에게 500MB 저장공간을 무료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회원 가입률이 60% 이상 증가하는 압도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드롭박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타트업에서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과는 다른 데이터 기반의 전략을 적용해 성장을 이룬 케이스가 상당수 존재한다. 이를 ‘그로스 해킹’이라 부르는데, 그로스 해킹은 무엇이며 어떻게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비즈니스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었을까?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은 간단히 말해 “다양한 전략을 통해 비즈니스를 성장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모든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일반적인 디지털 마케팅의 목표가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고객에게 비즈니스가 제공하는 제품 또는 서비스를 홍보해 참여와 유입을 유도하는 것이라면, 그로스 해킹의 경우 제품의 판매, 문의, 상담 등의 비즈니스적 성장만을 최우선의 가치로 생각한다.

다시 말해, 판매 단계의 모든 측면을 활용해 성장을 위한 최상의 전략을 찾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고객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탐구한다.

이때, 새로운 잠재 고객에게 도달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하나의 디지털 마케팅 목표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그로스 해커에게 있어 잠재 고객 도달은 최종 목표인 비즈니스의 성장, 제품의 판매를 위한 일련의 과정에 불과할 뿐이다.

미디어를 활용한 퍼포먼스 마케팅이나 SEO (검색 엔진 최적화), 홈페이지의 UI/UX 개선, 프로모션 이벤트 진행 등의 보편적인 전략들도 그로스 해킹에 속하게 되며 끊임없이 매체 별 성과 데이터를 측정하여 재조정 하는 것, A/B 테스트를 통해 버튼의 모양 및 색상을 변경하는 등의 모든 개선 작업들도 그로스 해킹에 범주에 포함된다.

즉, 그로스 해킹은 다양한 개선 방법론들의 집합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러한 방법론 중에서 핵심 순위를 정하고 적용하는 것도 중요한 과정이 된다.

반면에 디지털 마케팅은 인터넷, 모바일 및 소셜 미디어와 같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마케팅 하는 것으로, 새로운 고객 (또는 사용자)을 확보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디지털 마케팅 성공의 열쇠다. 이를 위해 많은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유용한 콘텐츠를 만들고 그들의 더 많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운영한다.

그로스 해킹의 경우, 새로운 전략에 대한 시도가 끊임없이 추구되지만 디지털 마케팅 전략은 장기적으로 고객 충성도를 구축하는 데 더 중점을 둔다.

데이터가 대부분의 판단의 이유이자 동기가 되는 그로스 해커와는 다르게 디지털 마케터는 이면의 스토리텔링, 브랜드 이미지 및 고객 감성과 같이 주관적이고 데이터만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요소에도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어,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구축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판매 성과가 10% 증가한 것만큼이나 중요한 성과로서 역할 하게 된다

그렇다면, 그로스 해킹과 디지털 마케팅 중 무엇이 더 중요하고 추구돼야 하는 방법일까 ?
결론부터 말하면 두 방법 모두 중요하고 모든 단계에서 적절히 추구되어야 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마케팅 기간에 대한 접근 방식이 상호 배타적이다.(그로스 해킹의 경우 단기간의 처방을 통한 개선, 디지털 마케팅의 경우 전체적인 흐름 분석을 통한 장기적 개선에서 효과적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웹 사이트에서의 전환을 빠른 시간 내에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로스 해킹이 유의미한 접근이 될 수 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한 재빠른 대처와 즉각적인 반영을 통해 전환율 개선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고객 가치 및 감성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고 키워드의 재정립과 브랜드 이미지 상승 등의 요소는 디지털 마케팅에서 정량적인 데이터 너머의 심도 있는 정성적인 분석을 통해 효과적으로 이루어 질 것이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고객 유입과 전환은 별개라는 점이다. 최적의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통해 잠재 고객들을 홈페이지까지 유입을 시켰다고 가정해보자.

하지만, 홈페이지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이 사용자에게 굉장히 불친절하거나, 고객이 원하는 정보가 없거나, 페이지 자체에 오류 등이 존재한다면 제 아무리 효율적인 마케팅을 통해 고객을 유입 시킨다 하여도, 다음 단계인 상품 구매 혹은 문의 등의 전환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즉, 새로운 고객의 유입과 상품 구매로 이어지는 전환은 독립적인 것이며, 이 두가지 사항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질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비즈니스 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적절한 디지털 마케팅 전략 수립을 통해 고객 유입을 이끌고, 유입된 고객들의 행동을 데이터에 기반하여 분석한 그로스 해킹 전략을 통해 최종 목표인 전환까지 도달할 수 있게 해야만 제대로 된 통합 마케팅 프로세스라 칭할 수 있을 것이다.

그로스 해킹과 디지털 마케팅을 적용한다고 해서 비즈니스의 무조건적인 성공만을 갖고 오는 것은 아니다. 집이 탄탄한 기반 위에 지어져야 하는 것처럼 사용자들의 이목을 끌고 니즈를 이해한 상품, 데이터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이에 기반한 의사결정, 조직 내의 적극적 협력 등 다양한 변수들이 선제적으로 갖춰져야 한다.

그 다음 에서야 비로소 우리는 비즈니스 성공의 첫걸음으로써 그로스 해킹과 디지털 마케팅에 대해 논할 자격이 생길 것이다.



글 : 팡고지와이 CTO 유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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