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실현 언제까지 이어질까

▲ 동학 개미(이미지 제공=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각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전망이 집계되는 가운데, 지속되는 지수 상승에 대한 피로감으로 출회하는 차익실현 물량들이 지수 추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외국인의 매수와 기관의 매도 사이에서 개인투자자들은 방향 설정에 고민하는 모습이다.

13일 한국 주식시장은 전일 미국 시장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2.56% 상승하는 등 급등세를 보였음에도 시종일관 보합세를 보인 끝에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0.02%, -0.18%로 장을 마쳤다.

개인들은 추석 전 9월 16일 코스피가 장중 2450.53을 기록한 이후 9월 24일 종가 2272.70을 기록할 때까지 약 180포인트 조정받는 동안 줄곧 매수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반등구간에 들어선 9월 28일부터 매도로 전환해 지난 13일까지 8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에 나섰다.

전일 미국 시장의 기술주 랠리에는 한국시간으로 14일 새벽 공개되는 애플의 아이폰12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이 스피드(Hi, Speed)’라는 이번 공개 행사의 제목이 암시하 듯 애플로서는 최초로 내놓는 5G폰에 대한 안팎의 기대가 시장에 반영된 결과다.

더불어 아마존의 가을시즌 대규모 할인행사 ‘프라임데이’가 13일과 14일 양일간에 걸쳐 진행되는 점,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등이 몰리며 시장 상승을 견인했다.

이런 미국시장의 훈풍이 한국에까지 불지 않는 이유에 대해 메리츠증권 이진우 투자전략팀장은 “개인들이 시장 전체의 무거워진 분위기에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일간투데이와의 전화 통화에서, “고객 예탁금 자체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모습과 IT소프트웨어 등 기존의 주도주에 베팅하기 어려운 모습, LG화학을 필두로 한 배터리 종목의 추가 호재 소멸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국인들의 자금이 그동안 큰 상승이 없었던 삼성전자를 비롯 반도체 업종으로 들어오면서 매도 시점을 찾던 개인들과 손바뀜이 있는 것도 개인들의 이탈과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3분기 이후 주요 기업들의 호실적이 예상되며 증권가에선 목표주가 상향이 줄을 잇고 있지만,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오히려 매도 기회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테슬라 배터리데이 이후 분사 이슈와 함께 방향성이 흔들리는 LG화학은 13일에도 주요 애널리스트들이 3분기 호실적을 예상했지만 주가는 -4.17%를 기록했다.

신영증권 이지연 연구원은 LG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무려 137%나 상승한 902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시장 컨센서스 7100억원을 크게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호실적의 원인으로는 기초소재 부문의 호조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투자자들의 관심인 전지부문은 전분기와 비슷한 실적으로 예상돼 주가가 오히려 빠진 결과를 가져왔다.

특기할 만한 사항은 펀드 시장의 축소와 환매 요청에 시달리며 장기간 매도행렬을 이어오던 투신업계가 지난 9월 28일 이후 매수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주가 상승에 따라 보유 비중 조정 차원에서 매도를 이어오던 연기금도 10월들어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13일 하루는 기관이 1723억원을 순매도해 개인과 기관이 내놓은 물량을 외국인이 모두 거둬가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한 증권사 투자컨설팅팀장은 “고객들이 주식을 통한 수익의 기대수준을 낮추며 수익을 확정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어 시장에 새로운 모멘텀이 나오지 않는다면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