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에는 꼬리표가 없는 돈들이 넘쳐난다. 이를 눈먼 돈으로 여기는 불나방들이 각가지 금융상품을 만들어 블랙홀처럼 먹잇감으로 거둬간다. 소위 파생상품이라는 별 희한한 구조를 통해 상품을 만들어내 자금을 유입시킨다. 즉, 라임과 옵티머스 자산운용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은 구조다.

현재 라임과 옵티머스 자산운용이 상품을 만들고 증권사들이 이를 시장에 팔아 거둬들인 수조 원의 자금이 투자자에게 투자 원금마저 돌려주지 못해 그 대표들이 구속됐다. 

특히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투자행태를 보면 조폭 회사에 투자를 주저하지 않았고 전직 부총리와 검찰총장 등이 고문단 역할을 하면서 공공기업의 투자를 유도한 정황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급기야 투자실패에 따른 환매중단 과정에서 이를 수습하는데 정관계에 로비를 시도했다는 폭로전으로 치닫고 있다. 심지어 이를 수사하는 검찰에도 손을 썼다는 이야기까지 흘러 나온다.

이미 환매가 중단돼 대규모 투자손실이 발생한 상황에 지금부터라도 지위고하를 가릴 것 없이 상품 판매 기획 과정과 환매중단 원인을 수사하면 될 일이다. 로비 여부는 그다음 문제다.

이를 놓고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간에 본말이 전도된 말싸움을 할 때가 아니다. 펀드 모집과 운용실태가 드러난 이상 그에 관련자들을 법에 따라 처벌하면 될 일이지 정치권에 대한 로비는 환매중단으로 실효가 소멸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구속 중인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여권뿐 아니라 검사와 야당 인사들에게도 로비했다는 5쪽짜리 옥중 의견서도 결국 실패한 로비인 것이나 다름없다. 

다만 이 '실패한 로비'에 대한 전후 과정에서 검찰의 수사가 형평성을 잃었다는 주장은  공정한 수사를 위해 참고할 사안이다.

이를 위해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협력적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볼썽사납게 말싸움 공방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아울러 두 자산운용사가 펀드 모집과정에서 공공기업들까지 끌어들여 일반 투자자들과 함께 손실이 발생한 전형적인 부실펀드의 실태를 파악하고 차단하는데 검찰뿐만 아니라 금융당국도 함께 나서야 한다. 

검찰은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이 연루된 건에 이어 이번에도 여권 인사들만 겨냥해 짜 맞추기 수사를 진행했다는 김봉현 씨 폭로에 해명을 내 놓아아야 할 처지가 됐다. 

검찰과 정관계를 통해 로비한 사실을 수사 과정에서 밝혔지만, 검찰이 여권 인사 쪽만 겨냥했다는 의구심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런 김 씨의 주장에 감찰 지시를 한 데 이어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사 비위 의혹에 대한 신속 수사를 지시한 이상 그 사실 여부를  밝혀야 한다.

자신에게 다가온 검찰의 칼날을 피하고자 김 씨의 폭로가 거짓으로 밝혀진다면 마땅히 합당한 죄를 물으면 될 일이다.

검찰의 수사 상황을 법무부도 확인한 만큼 더는 이런저런 논란으로 비치지 않도록 중간 수사를 통해 밝히면 된다. 

꼬리표 없는 돈 주변에는 늘 물 묻은 바가지에 깨 달라붙듯이 검은 세력들이 붙어 다니기 마련이다.

라임과 옵티머스 자산운용이 운용했던 펀드에도 역시 전·현직 관리부터 조폭까지 수조 원이 몰렸고 관리 역시 '묻지마 투자'에 불과했다.

막판에 몰린 부실 운용 책임자들이 붙잡은 소위 로비라는 쥐구멍이 다시는 통용되지 않도록 하는 합당하게 조치해  재발의 소지를 막는 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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