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의 역사가 그렇듯이 사람과 물류가 집중되면 그 증가속도를 대체할 이전과 확장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전국에는 군사 비행장 외에 민간 공항도 사실상 포화상태라고 볼 수 있다. 포화상태에서 현재 신공항을 추진 중인 곳도 여섯 군데나 된다. 기존 민간 공항도 텅텅 비어있는 마당에 추가로 6곳이나 추진 중이다. 공항의 순기능을 고려하지 않은 정치적 논리로 세금을 축내는 공항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도로와 철도의 경우 우리나라만큼 발달한 국가도 없다. 그런 시스템을 갖추고도 공항 타령에 지방자치단체가 목숨을 걸고 있다. 그 건설 비용으로 미래산업에 투자하는 혜안은 없는지 묻고 싶다. 부산과 제주의 경우는 물류와 관광이라는 측면에서 확장의 필요성이 있을 수 있지만, 기타지역은 왜 거기에 공항이 들어서야 하는지 동의하기 어렵다.
김해신공항 논란에서 바라본 국내 공항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이번 기회에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쓸데없는 곳에 혈세가 투입되는 것을 제어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예산의 효율성은 비단 기업뿐만이 아니라 정부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 국민이 한 푼 한 푼 모아서 낸 세금을 너도 먹고 나도 먹고 하는 식의 표를 의식한 방만 예산 편성은 결국 국민에게 짐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예산도 흐르는 피처럼 순환돼야 한다. 오죽했어야 혈세라 했겠는가. ”금준미주 천인혈(金樽美酒 千人血 금잔의 맛좋은 술은 천백 성의 피요), 옥반가효 만성고(玉盤佳肴 萬姓膏 옥쟁반의 기름진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니), 촉루락시 민루락(燭淚落時 民淚落 촛농이 떨어질 때 백성들이 눈물 쏟고), 가성고처원성고(歌聲高處怨聲高 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망 소리도 높더라)“라는 춘향전의 한 대목은 예나 지금이나 틀리지 않는다.
정책의 방향도 좋지만, 속도도 늦출 수 없다는 점에서 김해신공항의 논란은 여기서 멈추고 이를 대체할 공항에 속도를 내기 바란다.
최종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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