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를 보여주는 핫 100 차트에서 한국어 가사의 곡이 1위에 오르기는 이 차트의 62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도 우리 대중음악계의 쾌거가 아닐 수 없다. 빌보드는 "비영어 곡이 핫 100, 1위를 한 것은 루이스 폰시와 대디 양키의 스페인어 곡 '데스파시토'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올해 8월 발매한 BTS의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한국 가수 최초로 핫 100 정상에 오른 바 있지만, 이번 새 앨범 타이틀 곡 ’라이프 고스 온‘는 순우리말로 세상을 위로한 곡이다.
BTS처럼 예술인들만큼 세상과 소통을 간절히 바라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것이 무대라는 공간이지만 코로나 19로 올 스톱된 상태에서 누구보다도 세상과 소통하기를 바랐던 BTS 음악가들이 직접 작사와 작곡에 참여해서 세상에 내놓은 곡이 세상과 같은 정서를 공유했다고도 볼 수 있다. ‘어느 날 세상이 멈췄어 아무런 예고도 하나 없이~~~‘ 노랫말처럼 코로나 19는 모든 것을 멈추게 했다. 그 멈춤 속에서 겪는 고통과 아픔을 위로한 한국 청년 BTS는 한국 대중음악계를 세계 정상으로 등극시켰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이 실감 나는 낭보가 아닐 수 없다. 검객도 아니고 장군도 아닌 대중음악으로 사람의 마음을 위로한 흔치 않은 사례이다.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우리 속담도 있지만 그런 점에서 BTS는 노래 ’라이프 고스 온‘으로 우리가 세상에 진 빚을 갚은 셈이다. 적어도 빌보드 핫 100, 1위 등극이라는 점에서 그렇다고 본다. 아무리 칭찬을 해도 아깝지 않은 BTS이다. 누가 한글인 우리말을 세계 무대에 올려 세상 사람들과 교류할 생각을 했겠는가. 이를 음악으로 도전한 BTS는 우리 대중음악계에 금자탑을 세운 셈이다. 아마 가장 기뻐할 사람 중 한 사람이 한글 창제를 주도한 세종대왕일지도 모른다. 글을 몰라 어려움에 처한 백성을 위해 누구라도 소통할 수 있도록 창제한 한글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했으니 말이다. 누군가를 위해 멀리 내다보고 한글 창제를 주도한 세종대왕이나 본인들도 답답해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작사와 작곡을 함께한 BTS도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마음과 마음이 우리말로 통했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지난 201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뜻밖에도 문학도가 아닌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에게 돌아간 예처럼 음악도 문학 못지않게 사람들에게 감동과 위로를 준다는 점에서 BTS의 우리말 노랫말과 멜로디도 평가받았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코로나 19라는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누군가에게 위로를 전하는 한국 청년 BTS가 자랑스러운 건 나만의 생각만이 아닐 것이다.
최종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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