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소강상태에서 3월 노린다

▲ ▲ 덕수궁 앞에서 바라 본 서울시청 모습. 사진=서울시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고무줄이 있다. 고무줄은 잡아당기면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늘어난 만큼 다시 원상태로 복귀하고 싶은 성질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 잡아당기는 힘이 세면 고무줄은 끊어진다.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범야권 후보 단일화가 고무줄과 같은 신세다. 적당한 밀당은 범야권 후보 단일화의 촉매제 역할을 하지만 최근 국민의힘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갈등은 그 수준을 넘은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안 대표를 향해서 국민의힘에 입당을 해서 단일 후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안 대표는 국민의힘으로 이당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안 대표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가하면서 안 대표는 범야권 단일화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면서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서 서울시장 출마자들마저도 안 대표에 대해 비판을 가하고 있다.

특히 ‘안잘안’(안철수를 잘 아는 사람들) 용어를 섞어가면서 안 대표를 아는 사람들은 안 대표에 대해 좋지 않은 평판을 하고 있다면서 깎아 내리기 급급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안 대표가 기호 2번 번호를 달고 서울시장 본선을 달리기를 원했지만 안 대표가 거절을 하자 본격적으로 자당 소속 후보를 내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숙제를 안게 되면서 안 대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간 것이다.

특히 안 대표가 지지율 1위를 달리면서 후발주자들로서는 안 대표를 깎아 내려야 자신의 존재감이 부각되기 때문에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하기에 이르렀다.

당 지도부 역시 안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본선을 뛰지 않는다면 국민의힘만으로 선거에서 승리를 해야 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일부러 안 대표에 대해 비판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로 인해 안 대표는 상당히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총선 당시 범야권을 위해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은 것을 내세우면서 국민의힘이 국민의당에 부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면서 국민의힘과 안 대표의 야권 단일화는 일단 스톱된 모습이다. 안 대표가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회동을 가지려고 했지만 갑작스럽게 취소를 했다. 사실상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를 당분간 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결국 3월에 후보 단일화 논의를 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종인 위원장은 “본인에게도 분명히 물어봤다. 단일화는 3월 초에나 가서 얘기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 당에 들어와서 하는 둘 중에 한 가지밖에 없으니까 결심하면 얘기하라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안 대표만 바라보고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준비할 수 없기 때문에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야권 단일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계속 잡아당기면 고무줄은 끊어지듯이 국민의힘과 안 대표가 최근 같이 감정적인 싸움을 하게 된다면 결국 야권 단일화는 물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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