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혁 의원, 국토부 제출자료 분석…독점 폐해 방지 대책 필요
공정위, 내외 전문가팀 구성, 합병 심사…합병 효과 연구용역 발주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게 되면 양사의 운항 점유율이 50%를 넘는 국제선 노선이 총 32개 달하는 등 독과점도가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게 되면 양사의 운항 점유율이 50%를 넘는 국제선 노선이 총 32개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국제선 노선의 약 10%에 달하는 수치다. 양사 합병으로 인한 독과점 폐해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정책자금 지원과 동시에 적절한 통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상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체 323개 국제선 노선 중 대한항공 또는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는 노선은 143개에 달했다.

양사 운항 노선 143개 가운데 통합 시 점유율이 50%를 넘게 되는 노선은 총 32개(22.4%)로 집계됐다. 양사 합산 점유율이 50%를 넘는 곳은 전체 국제선 노선의 9.9%에 해당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통상 1개 사업자의 점유율이 50%를 넘을 경우 독과점 우려가 크다고 본다.

또 독과점이 우려되는 노선 중 상당수가 장거리 '알짜' 노선이었다. 인천발 로스앤젤레스(LA)·뉴욕·시카고·바르셀로나·시드니·팔라우·프놈펜행 등 7개 노선은 양사를 합친 점유율이 100%에 달했다. 인천발 호놀룰루·로마·푸껫·델리행 노선은 점유율이 75%를 넘었다.

박상혁 의원은 "통합 대형항공사의 독과점 여부는 슬롯 점유율뿐 아니라 노선별 점유율, 황금시간대 점유율 등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해야 한다"며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책 자금 등 지원이 대폭 이뤄지는 만큼 사회적 책임성을 충분히 갖지 않을 경우 제재나 통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관련해 내부 직원 4명·외부 전문가 2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구성, 심사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두 대형항공사의 결합으로 노선별로 항공료가 올라가거나 마일리지 혜택이 줄어들 수 있는지 등을 분석하기 위해 연구용역도 조만간 발주한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지난 21일 진행된 '2021년도 공정거래위원회 주요 업무 추진계획' 브리핑에서 "아시아나 건은 많은 경제분석이 필요하다"며 "최대한 신속하면서도 관련 시장의 경쟁이 제한되지 않도록, 소비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엄밀히 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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