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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찬수 보훈교육연구원 원장, <보훈문화총서> 발간, 시민 속 '보훈' 위상 제고

  • 이욱신 기자
  • 승인 2021.02.09  16:35:32
  •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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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처·갈등·전쟁의 보훈에서 치유·공감·평화의 보훈으로”
“‘보훈’가치 좁게 해석돼…‘그들만의 보훈’돼, 국민과 괴리”
"‘선제적·큰 보훈’으로 공정·안전한 사회 만드는 데 기여"

   
▲ 이찬수 보훈교육연구원장. 사진=보훈교육연구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올해는 국가보훈처(이하 보훈처) 창설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보훈처의 올해 예산은 5조8350억원에 이른다. 국가유공자와 관련 가족을 포함한 보훈대상자들은 85만여명에 달한다. 국가 예산의 적잖은 금액이 투입되고 전체 국민의 1.6% 넘는 인원들이 보훈대상자들이지만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보훈'이 여전히 낯설다.


이에 우리나라 보훈정책을 연구하는 보훈교육연구원은 국민들의 보훈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최근 <보훈문화총서>(모시는사람들) 1차분 7권을 출간했다. 일간투데이는 이찬수 보훈교육연구원장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바람직한 보훈정책의 방향과 보훈교육연구원의 보훈학 연구계획에 대해 들었다.<편집자 주>.


◇'선제적·큰 보훈'으로 '그들만의 보훈'에서 '시민의 보훈'으로

이찬수 보훈교육연구원장은 그 동안의 우리나라 보훈 정책의 문제점으로 "국가 유지 과정에서 겪은 희생과 공헌에 대한 보답으로서 '보훈'이 좀 더 넓고 깊은 의미에서 한국 전체를 위한 일이라는 사실을 정부 차원에서 설득력 있게 발굴하고 전달해오지 못한 측면이 크다"며 "그 결과 「국가보훈기본법」상 보훈의 대상이 되는 희생의 네 가지 범주인 '독립', '호국', '민주', '사회 공헌'의 가치가 좁게 해석되면서 서로 충돌하고 일반 시민들과 괴리된 '그들만의 보훈'으로 머문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나라가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운영되려면 좁은 의미의 보훈에 국한되지 않는 '큰' 시각을 가져야 한다"며 "한국의 보훈이 희생과 공헌에 대한 '사후적 보상'으로서의 보훈과 병행하면서 더 이상 희생이 나오지 않아도 되는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선제적 보훈', '큰 보훈'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훈문화총서. 사진=보훈교육연구원

그러한 취지를 담아서 출간한 보훈교육연구원의 <보훈문화총서>(모시는사람들)는 ▲보훈처에서 국가유공자와 보훈대상자들에게 제공하는 복지와 의료 서비스를 소개하고(제1권 『복지로 읽는 보훈』, 제2권 『보건으로 읽는 보훈』) ▲보훈의 문제의식을 평화·정의·법률·교육·애국심 차원에서 정리함으로써 보훈이 국가 구성원 모두와 연결된 문제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제3권 『보훈의 여러 가지 얼굴』).

또한 ▲탈북 연구자들의 눈으로 북한의 보훈 정책을 정리 및 소개함으로써 남북간 화해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제4권 『남에서 북을 다시 보다: 탈북 박사들이 보는 북한의 보훈』) ▲대북적대 경험에서 출발한 한국의 보훈을 '통일 지향의 보훈'으로 나아가게 하기 위한 기초를 다진다(제5권 『통일로 가는 보훈』).

아울러 보훈 관련 역사적 사실과 기본적 의미를 소개함으로써 보훈이 공정사회·평화국가를 이뤄가는 기초가 돼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제6권 『보훈3.0: 시민과 함께 보훈 읽기』, 제7권 『가족과 함께 하는 보훈』).

보훈연구원은 올해에 7권을 더 출판하고 내년에 6권을 보태 총 20권의 보훈총서 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훈학개론』, 『보훈교육』, 『중국의 보훈』, 『공공의료와 보훈』, 『보훈의료전달체계』, 『평화와 보훈』, 『보훈철학』 등을 출판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을 구상하고 필자 섭외를 위한 준비 중에 있다.

화학·종교학·평화학 등 다양한 학문 과정을 거치고 대학 강의·연구·시민단체 등 다방면 활동을 한 뒤 지난해 보훈교육연구원장에 취임한 이 원장은 "보훈학이 일반 학계와 시민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학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표 하에 보훈교육연구원에서는 국가적 차원의 보훈 문화 확산과 교육이 이러한 체계성에 입각해서 진행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상처·갈등·전쟁을 연상시키는 보훈에서 치유·공감·평화와 연결되는 보훈의 기초를 놓아 보훈이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으며 미래를 담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보훈문화총서. 사진=보훈교육연구원

다음은 이찬수 보훈교육연구원장과의 일문일답.

◇보훈, 군 등 특수직역 넘는 시민적 일반성 얻어야 미래 담보돼

- 작년은 청산리·봉오동 전투 100주년, 6·25전쟁 70주년, 4·19혁명 60주년,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이 되는 해였다. 오늘의 한국을 만든 고통스러우면서도 역사적인 사건이자 특히 한국의 보훈정책과 관련해 의미 있는 해였다. 이를 기념해 보훈교육연구원에서 『보훈문화총서』 7권을 한꺼번에 출간했다. 책 출간의 기본 취지를 설명한다면.

"보훈(報勳)은 '공훈에 보답한다'는 뜻이다. 「국가보훈기본법」에서는 '국가를 위하여 희생하거나 공헌한 사람의 숭고한 정신을 선양하고 그와 그 유족 또는 가족의 영예로운 삶과 복지향상을 도모하며 나아가 국민의 나라사랑정신 함양에 이바지'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너무 공식적인 표현들 같지만 요약하면 국가의 유지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한 이들에 대해 국가가 보답하는 행위가 보훈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보훈대상자를 선정해 보상금을 지급하거나 복지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희생과 공헌에 대해 다양하게 보답행위를 해왔다. 식구들 가운데 누군가 다치거나 아프면 다른 가족이 돌보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다. 국가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행위인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일반 국민은 국가를 위해 특별히 몸을 희생했다든지 딱히 두드러진 공헌을 세웠다든지 할 것이 별로 없다고 여긴다. 일반 국민은 자신과 보훈의 연계성을 잘 찾지 못하다 보니 굳이 관심을 둘 필요가 없었다. 보훈대상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군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하는 '그들만의 언어'라는 인식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국가도 나름대로는 보상 행위를 해왔지만 그 의미를 일반 국민에게 알리는 일이 부족했다. 국가보훈처 예산이 2021년 기준으로 5조8350억원 정도 되는데 보훈에 대한 전문 연구자도 의외로 별로 없다.

그러나 보훈 역시 국민 세금으로 진행되고 결국 국가 전체와 관련된 일 아닌가. 국가유공자 및 보훈대상자들의 희생과 공헌 없이 국가가 유지돼왔을 리도 만무하다. 그렇다면 보훈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더 긍정적으로 확산시킬 필요도 분명히 있다.

지난해 2월 보훈교육연구원장으로 부임하면서 보훈의 사회적이고 객관적인 의미를 대중화시키는 작업부터 해야겠다 싶어 바로 출판을 준비했다. 보훈이 특수성을 넘어 시민적 일반성을 획득해야 미래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수한 영역처럼 여겨지던 보훈에 대한 인식을 국민과 시민사회로 나아가게 하자는 취지였다.

실제로 일반 국민은 보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잘 모르지 않는가. 그렇게 연인원 33명의 필자를 섭외해 모두 7권으로 만들었다. 당초 연례 계획에 없던 사업이라 내부 연구원들이 수고를 많이 했다."


- 언급한대로 일반 국민은 보훈에 대해 잘 모를텐데, 일단 한국 보훈의 현황과 의미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달라.

"올해는 국가보훈처 창설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국가유공자와 관련 가족 포함한 보훈대상자들 85만여명에게 물적·심적으로 보답을 해왔다. 이분들에게 요양과 의료 등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하 보훈공단)이 보훈처 산하 대표적인 기관인데 이곳이 설립된 지 40주년이다. 처음에는 보훈처 산하였다가 보훈공단 소속으로 옮겨간 보훈교육연구원이 설립된 지 58주년이 된다. 보훈처 산하에 독립기념관·국립대전현충원 등과 같은 국립묘지나 각종 현충 시설들을 두고서 희생과 공헌의 정신을 계승하고 현양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

중요한 것은 식민지 상황에서 일본군과 싸워 처음으로 승리한, 지난해가 100주년이 되는 청산리·봉오동 전투와 같은 주체적 저항 없이 오늘의 한국이 있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유관순 열사나 백범 김구 선생 같은 독립운동가들이나 6·25전쟁에서의 군인의 희생 없이 오늘의 한국이 있을 리 만무하다. 4·19나 5·18 같은 민주화운동 과정에 당한 희생이 대한민국의 정신사에 끼친 영향은 일일이 평가할 수 없을 정도이다."

◇보훈 연구·교육, 호국의 가치와 미래지향적 민주·사회공헌 가치 만나도록 해야

- 이렇듯 보훈은 국가 운영에 대단히 중요한 분야인데 왜 국민은 그 중요성을 잘 느끼지 못했는가. 한국 보훈 정책에 무슨 근본적 문제가 있는 것인가.

"앞에서 보훈이 국가 유지 과정에 겪은 희생과 공헌에 대한 보답의 과정이라고 말씀드렸다. 문제는 그 희생과 공헌이 좀 더 넓고 깊은 의미에서 한국 전체를 위한 일이라는 사실을 정부 차원에서 설득력 있게 발굴하고 전달해오지 못한 측면이 크다.

가령 「국가보훈기본법」에서는 앞에서 얘기한 '희생'의 성격을 다음 네 가지 범주로 규정하고 있다. '가, 일제로부터의 조국의 자주독립. 나, 국가의 수호 또는 안전보장. 다,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의 발전. 라, 국민의 생명 또는 재산의 보호 등 공무수행'(제3조)

이러한 규정에 근거해 보훈을 '독립', '호국', '민주'라는 세 키워드로 이해하는 흐름이 생겼다. '사회공헌'(혹은 공무수행)까지 보태 넷으로 분류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민주나 호국의 가치 속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어떻든 보훈은 '독립', '호국', '민주'를 위해 투신하다가 당한 희생에 국가가 물심양면으로 보답하는 과정이라고 다시 말씀드릴 수 있다.

그런데 그동안 잘 인식하지 못하던 내용인데, '독립', '호국', '민주'의 가치가 좁게 해석되면서 서로 충돌해왔다는 것이 근본 문제이다. 가령 북한과의 전쟁 경험에서 출발한 '호국'의 가치와 다원성과 시민적 주체성을 중시하며 대북 포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민주'의 가치가 부딪치곤 한다. 이런 현상은 분단국가이면서도 통일을 지향하는 한반도의 특수한 상황에 기인한다.

그렇다면 전쟁과 같은 아픈 역사에 기반한 호국의 가치와 미래지향적 민주 및 사회 공헌의 가치가 적절히 만나도록 해야 한다. 독립 운동의 정신을 고취하고 강조해야 하지만, 그것을 오늘날까지 반일(反日)의 정서로만 이어가는 것도 문제 아니겠는가. 역사적 경험을 이어가면서도 어떻게 오늘의 일본과 다시 만날 수 있는지, 그 심층의 논리를 제공하는 일은 보훈 연구와 교육 영역에서도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그런 노력이 이론에서나 정책에서나 그동안 별로 없었다. 이번 총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구체화시킨 국내 최초의 시도, 어쩌면 세계적으로도 첫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보훈문화총서> 발간, 보훈 정책 현황 소개, 남북 보훈정책 비교 통해 통합 기여

- 이번 총서에 보면 제3·4·5권이 특히 그런 문제의식을 담은 책일 것 같다.

"그중에 제4권 『남에서 북을 다시 보다: 탈북 박사들이 보는 북한의 보훈』은 제목 그대로 필자가 전원 탈북자들이다. 탈북 연구자들의 눈으로 북한의 보훈 정책을 정리 및 소개하고 남북 간화해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처음으로 북한 보훈정책을 정리한 유일한 책이다. 북한에 대해 가장 잘 아는 탈북 연구자들이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5권 『통일로 가는 보훈』은 대표적 통일연구 국책기관인 통일연구원과 보훈교육연구원이 공동기획해서 대북적대 경험에서 출발한 한국의 보훈을 '통일 지향의 보훈'으로 나아가게 하기 위한 기초를 다진 책이다. 두 권 다 전쟁의 결과물인 남북 보훈 정책이 다시 남북간 통합에 기여할 수 있다는 역설적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제3권 『보훈의 여러 가지 얼굴』도 보훈의 문제의식을 평화·정의·법률·교육·애국심 차원에서 정리함으로써 보훈이 국가 구성원 모두와 연결된 문제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전쟁 혹은 투쟁의 경험에서 정립돼온 보훈이 다시 전쟁과 투쟁을 예방하는 길에 나설 수 있고 또 나서야 한다는 내용을 직·간접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물론 대단히 어려운 과제지만 한 국가가 소모적인 갈등과 논쟁을 줄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 나가려면 꼭 필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개인적으로 총서 간행사에서 이런 입장의 보훈을 '선제적 보훈'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했고 다른 글에서는 '큰 보훈'이라는 말도 정리하기도 했다. 선제적 보훈은 한국의 보훈이 희생과 공헌에 대한 '사후적 보상'으로서의 보훈과 병행하면서 더 이상 희생이 나오지 않아도 되는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이다.

적어도 한 나라가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운영되려면 좁은 의미의 보훈에 국한되지 않는 '큰'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어려운 일인 만큼 더 집중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연구 및 교육과 '큰 보훈'의 정신을 확대하는 데 더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보훈처에 요청하기도 했다."

- 보훈이 국가를 위해 희생당한 이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보훈은 어떤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지, 이번 총서에서는 그런 내용을 어떻게 담았는가.

"국가보훈처 산하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있다. 임직원이 7000명 이상 되는 대표적인 보훈 관련 공공기관이다. 전국에 종합병원 6개, 요양원 7개를 비롯해 요양병원·양로원 등을 두루 갖췄다. 이 의료 복지시설들에서 보훈대상자들에게 복지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물론 일반인을 위한 진료와 요양 서비스도 제공한다.

보훈공단 예산이 연 1조원 이상이다. 보훈처에서 국가유공자와 보훈대상자들에게 지급하는 보훈보상금이나 수당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예산이 복지와 의료 서비스 제공 과정에 드는 기초적 비용이다. 전액이 복지와 의료 서비스에 직접 사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보훈대상자들이 급격히 고령화하고 있다는 현실에서 복지와 의료 서비스는 대단히 중요하다. 그래서 복지와 보건의료 분야를 보훈과 연결 지어 집중적으로 다룬 책이 『복지로 읽는 보훈』, 『보건으로 읽는 보훈』이다.

언론매체인 「프레시안」과 보훈처 「나라사랑신문」에 일반 시민이 보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십여 차례 이상에 걸쳐 기획 기사를 썼다. 이것들도 한 권의 책으로 묶어 이번에 총서로 출판했다. 제6권 『보훈 3.0: 시민과 함께 보훈 읽기』가 그 책이다.

보훈 연구를 가장 오랫동안 해온 서운석 박사가 단독으로 정리한 제7권 『가족과 함께 하는 보훈교실』도 있다. 모두 보훈 관련 역사적 사실과 기본적인 의미를 소개하고 나아가 보훈이 공정사회·평화국가를 이뤄가는 기초가 돼야 한다는 사실을 다루고 있는 책들이다."

◇지속적인 <보훈문화총서> 발간 통해 보훈문화 확산과 교육의 체계화 도모

- 올해에도 또 7권을 내기로 했다고 들었다.

"올해에도 7권을 더 출판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올해까지 총 14권을 내고 내년에도 6권을 보태 총 20권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직 가제이지만 『보훈학개론』, 『보훈교육』, 『중국의 보훈』, 『공공의료와 보훈』, 『보훈의료전달체계』, 『평화와 보훈』, 『보훈철학』 등을 출판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을 구상하고 필자 섭외 중이다.

이 가운데 특히 『보훈학개론』이 중요할 것 같다. 보훈 연구가 하나의 학문으로 정립돼 있지는 못한 상태인데다가 그 동안의 대국민 보훈 교육이 특정한 사건이나 인물 중심의 일회적 강의 형태로 이뤄져오다 보니, 아까 말씀드린 호국과 민주의 충돌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지금까지 온 경향이 있다.

무엇보다 교육에서 내용적 체계성이 확보돼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일반 학계와 시민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학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하고 국가적 차원의 보훈 문화 확산과 교육도 이러한 체계성에 입각해서 진행돼야 한다. 보훈교육연구원에서 그런 작업을 주도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픔에 대한 공감을 통해 생명과 평화의 보훈으로 승화

- 화학·종교학·평화학 등 다양한 학문과 교육과정을 거친 개인적 이력이 보훈교육연구원장 업무 수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대학에서 화학과를 졸업한 뒤 대학원을 종교학과로 진학해 불교학·신학 등을 중심으로 여러 종교 현상과 이론에 대해 공부했고 현대 일본 불교철학과 독일 신학을 비교하며 박사학위를 마쳤다. 그 뒤 대학을 중심으로 다양한 연구와 강의를 해왔고 인권연대나 대화문화아카데미 같은 시민사회단체 활동도 해왔다. 한국죽음학회를 공동으로 창립하는 등 '죽음학' 공부도 좀 했다.

기독교계 대학인 강남대에서 강의하다가 불상에 절했다는 이유로 2006년도에 해직당한 경험도 있다. 그 사건이 제 인생을 많이 바꾸었다. 그 뒤 종교의 핵심을 생명과 평화로 요약하게 됐다.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사회의 문제를 더 구체적으로 보는 계기도 됐다.

2010년에 복직했다가 사직하고 2012년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겨 평화학 연구를 8년여 했다. 그러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 보훈의 의미를 새삼 느끼게 됐고 관심을 기울이다가 2020년 초에 보훈교육연구원장으로 옮겨오게 됐다.

그 뒤 앞에서 말씀드린 관점을 가지고 복지와 의료 정책을 공부하면서 보훈 교육과 연구가 아픔에 대한 공감을 기반으로 하면서 평화로 나아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그래야 보훈이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으며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간 강사를 포함해 30여 년 가까이 대학에 있다가 인생 후반부에 보훈 관련 공공기관을 통해 기존 책상에서의 연구와 강의실에서의 교육을 사회적 차원으로 확장하기 위한 일을 보훈 분야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임기는 얼마 안 되지만 상처·갈등·전쟁을 연상시키는 보훈에서 치유·공감·평화와 연결되는 보훈의 기초를 놓고 싶다."


◇ 이찬수 보훈교육연구원장 약력

서강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종교학과에서 불교와 기독교 비교하며 박사학위를 받았다. 강남대 교수, 일본 코세이가쿠린 객원교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HK연구교수 등을 지냈고 인권연대 운영위원 등으로 봉사해왔다.
 
그동안 『평화와 평화들』, 『한국인의 평화사상1·2』(공편), 『평화의 여러가지 얼굴』(공편), 『아시아평화공동체』(편저)를 비롯해 『보훈의 여러 가지 얼굴』, 『세계평화개념사』, 『아시아공동체와 평화』, 『평화의 신학』, 『세계의 분쟁』, 『평화인문학이란 무엇인가』, 『재난과 평화』, 『사회주의 베트남의 역사와 정치』, 『양안에서 통일과 평화를 생각하다』, 『근대 한국과 일본의 공공성 구상 1·2』 등 다수의 공저서를 출판했다.

지난해 국가보훈처 산하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에 소속된 보훈교육연구원장으로 취임한 이래 평화 및 복지국가의 형성에 기여하는 보훈 연구와 교육이 되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이욱신 기자 lws@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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