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욱신 경제부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국내 온라인 쇼핑몰 업계 1위 업체인 쿠팡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뉴욕증시(NYSE) 상장을 앞두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쿠팡 상장과 관련 "2014년 알리바바그룹의 블록버스터 데뷔 이후 최대 규모의 IPO(기업공개)가 될 것"이라며 "전문가들이 쿠팡의 기업가치를 500억달러(약 55조원) 이상으로 본다"고 전했다.

자연히 잭팟의 기대감도 넘쳐 흐른다. 최대 수혜자는 만성적자 기업에 산하 비전펀드를 통해 두차례에 걸쳐 약 27억 달러(약 3조원)를 투자해 업계에서 '미친 짓'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손 마사요시(孫正義·한국명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다. 세간의 예상대로 쿠팡의 기업 가치가 약 55조원을 넘기게 되면 비전펀드는 약 21조원에 달하는 지분(37%)을 거머쥔다. 단순계산으로 지난 6년 동안 일곱배에 가까이 자산을 불린 셈이다.

또한 국내에선 비상장기업인 관계로 베일에 가려졌던 임원들의 보수도 공개됐다.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기본급여로 85만달러(약 10억원), 주식보상으로 대략 140억원, 기타 보상까지 포함하면 전체 급여 160억원을 수령했고 지난해 9월에 합류한 투안 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주식상여금을 포함해 약 305억원의 보수를 챙겼다. 쿠팡에 근무하고 있는 김 의장 동생 부부는 각각 최대 연봉을 47만5000달러(약 5억2500만원), 24만7000달러(약 2억7300만원)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창업자와 투자자가 대부분 외국국적자여서 '국적 논란'에 자유롭지 못했던 쿠팡은 시쳇말로 '검은머리 외국인들의 돈잔치'라는 사회적 비난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배송기사인 쿠친(옛 쿠팡맨) 등에게 최대 1000억원의 자사주를 보너스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쿠팡 직원수가 약 5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직원 한명당 200만원 규모 주식이 돌아가는 것이다.

쿠팡에서는 지난해 코로나19로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91% 증가라는 비약적인 상승을 했음에도 물류센터에 제대로 된 방역처리를 하지 않아 노동자가 잇따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후처리도 부실해 첨단IT기업에 어울리지 않는 '노동후진기업'이라는 사회적 인식을 스스로 만들었다. 뉴욕 증시 상장을 계기로 '한국 유니콘 기업의 쾌거'(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라는 상찬에 어울리는 노동환경의 선진화도 이루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