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결제 정보 한 데 모아 관리, 소비자 보호 무관"
"암호자산 가치 없어, 가격 변동성 높아…CBDC, 영향 줄 듯"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은 빅브라더(정보의 독점과 감시를 통해 사람을 통제하는 독재 권력)법이 맞다"며 최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전금법 개정안은 빅브라더법이 아니다"고 한 발언을 정면 반박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의원들로부터 지급결제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정보를 강제로 한데 모아놓은 것 자체가 빅브라더"라면서 "전금법이 빅브라더가 아닌 예로 통신사를 드는데 이런 비교는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9일 은 위원장은 "제 전화 통화 기록이 통신사에 남는다고 통신사를 빅브라더라고 할 수 있느냐"며 "(한은의 빅브라더 지적은)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빅테크(거대 정보통신업체) 지불·결제수단을 통한 개인의 충전·거래내역 등이 모두 금융결제원 한곳에 수집되고 이를 금융위가 들여다볼 수 있는 개정안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한은이 지적하자 되받아친 것이다.

하지만 이 총재는 "통신사를 빅브라더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은 맞지만 여러 통신사가 가진 정보를 한곳에 모아두고 그걸 들여다볼 수 있다면 그건 빅브라더가 맞다"고 역공했다.

이어 전금법 개정안 발의 목적이 소비자 보호에 있다는 금융위 측 주장을 두고 "금융결제를 한데 모아 관리하는 것은 소비자 보호와는 무관하다"며 "지금도 소비자 보호 장치는 있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금융결제원의 주 기능은 소액결제시스템, 금융기관끼리 주고받는 자금의 대차 거래를 청산하는 것이고 이런 청산 업무는 중앙은행이 뒷받침할 수밖에 없다"며 "정책기관끼리 상대방의 기능이나 역할을 제대로 충분히 이해해 주는 것이 아주 중요한데 그게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고 비판했다.

또 이 총재는 최근 대표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급등세를 두고는 "인플레이션 헤지(회피) 투자나 테슬라 대표(일론 머스크)의 대량 구매, 기관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활용 계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가격 전망은 대단히 어렵지만 앞으로 아주 높은 가격 변동성을 나타낼 것이다. 암호자산은 내재 가치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설계와 기술 면에서의 검토가 거의 마무리가 됐다. 이를 토대로 올해 안에 가상환경에서의 CBDC 파일럿 테스트(시험)를 할 계획"이라며 "CBDC가 발행되면 디지털 경제에 맞춰 법정 화폐를 공급하기 때문에 가상화폐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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